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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에대하여

조헌구의 우리음식이야기⑦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생선회, 회맛의 제철이란?

제철 생선회를 알아보자. 생선회의 제철이란 맛이 가장 좋은 시기를 말하며, 많이 잡힐 때와 맛이 좋은 시기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생선의 영양소 중에서 지방 함량은 4계절을 통하여 그 양이 많았다 적었다 하는데, 지방이 가장 많은 시기가 맛이 제일 좋으며, 영양분도 풍부한 제철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생선회, 맛있는 바다 

▲봄철의 대표 생선 횟감으로 도다리, 방어와 더불어 크면 클수록 맛이 좋아진다는 삼치, 소금구이 대명사인 볼락, 일본말로 사요리라고 불리는 학꽁치, 게르치로 잘못 불리는 쥐노래미. 
▲여름에는, 그 맛을 못 잊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다는 일화를 달고 다니는 농어, 여름철 스태미너식인 장어, 강태공들이 가장 좋아하며 몸통에 줄이 있어서 줄돔이라고 불리는 돌돔, 향으로 먹으며 글리코겐 함량이 많은 멍게, 환자식 및 산후 조리식으로 인기가 좋으며 자연산은 대단히 비싼 전복 등이 있다. 
▲가을의 대표 횟감은, 볼에 깨를 서 말씩 붙이고 다닌다는 전어, 바다의 보리로 불리며 등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인 고등어, 여인의 살결과 같은 갈치회, 일본에서 많이 양식되는 잿방어. 
▲겨울에는, 미국 FDA에서 세계 4대 진미식품으로 정한 복어, 우리 국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넙치, 백어의 왕인 참돔,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 알카리 식품인 해삼, 숭어 등이 있는데 특히 울돌목의 보리숭어는 그 맛이 유별나다.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얇게, 연한 어종은 두껍게

생선회의 맛이 가장 좋은 온도는 차게 하여 먹는 5~10℃이다. 생선회를 조리하여 냉장고를 5℃ 부근으로 맞추는 것은 저온에 의한 근육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증가하는 효과 외에도, 생선회의 맛을 가장 좋게 느낄 수 있는 적온으로 맞추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생선회를 먹는 순서는 맛이 담백한 흰 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다음에 맛이 진한 붉은 살 생선회를 먹어야 각각의 생선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생선회를 조리할 때 포를 뜬 다음부터는 물에 씻지 말고 수건으로 닦아야 한다. 또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얇게 그리고 육질이 연한 어종은 두껍게 썰어야 씹는 맛이 최상이 된다. 복어는 ‘나비가 날아가듯이’ 쟁반의 무늬가 보이도록 얇게 썰어서 펼치며, 흰 살 생선인 넙치, 조피볼락, 농어 등은 보통 두껍게 썬다. 그리고 방어, 참치 등의 붉은 살 생선도 두껍게 썰어야만 씹힘성이 최상이 된다. 



우리는 생선회를 먹을 때 술을 곁들인다. 생선회를 술과 함께 먹다보면 고가인 생선회가 저가인 술의 안주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생선회에 따른 맛을 충분히 음미 하면서 술을 곁들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생선회 맛을 아는 미식가가 될 뿐만 아니라,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생선회는 동결시키면 생기는 얼음 결정에 의해 근육 단백질이 파괴되어 생선회의 생명인 쫄깃쫄깃함이 떨어져 버리므로 퍼석퍼석한 저급의 생선회로 변해 버린다. 그러나 참치는 태평양, 인도양 등의 원양에서 잡히므로, 동결하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져서 생선회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영하 60℃의 초저온보관하여 고기색을 선홍색으로 보존하도록 한다. 일본에서는 더 쫄깃하고 맛이 좋은 참치를 먹기 위해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획 후에 동결하지 않고 냉장상태로 공수하는 참치의 소비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