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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에대하여

"보면 몰라! 장사도 안 되는데 뭘 자꾸 묻는 거야!"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한산한 노량진 수산시장에 한 상인은 경기가 어떤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버럭' 소리부터 질렀다.

▲지난 주말(23일) 노량진 수산시장에 손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봄철 '방사능'우려에 이어 최근 '식중독' 불안으로 인해 손님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지난 주말(23일) 찾은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은 뜨거운 날씨와는 달리 '썰렁함'이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대거 도시를 떠난 데다 식중독우려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발길을 뚝 끊은 탓이다.

지나가는 손님을 붙잡는 상인들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손님잡기에 실패한 시장상인들은 "여름철이 원래 비수기이긴 하지만 최근 뉴스에서 식중독 얘기가 나오면서 요며칠 사이에 손님이 더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중독지수가 '경고'단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평균기온 23~30℃, 평균습도 60~80%로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이 식중독 가능성이 크게 올라갔다는 것. 식약청 식품안전국 식중독예방관리과 관계자는 "지수가 경고단계에 이르면 식중독균 한마리가 3시간만에 100배, 6시간 만에 1만배로 증식한다"며 "식중독 위험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식중독지수가 '경고'수준임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만 두고 보면 식약청의 경고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시장 상인들이 내쉰 한숨의 골은 더 깊어졌다.

한 상인은 "지난봄에는 '방사능' 때문에 장사를 제대로 못 했는데 이번에는 또 '식중독'"이라면서 눈길을 수조로 돌렸다. 그는 "식중독 얘기가 많은데 사실 노량진 수산시장 같이 큰 시장은 매주 시장에서 자체적인 위생 검사를 한다"며 "매일 영업을 시작하고 마무리 할 때 무엇보다 챙기는 것이 위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피서지 바닷가에서 무허가로 장사를 하는 곳에서 위생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때문에 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열변을 토했다.

실제로 시장에는 한집건너 한집마다 7월11일~31일까지 휴가라는 팻말이 붙어있었고, 수조에는 물고기 한마리 없이 물만 가득차 있었다. 비수기이다 보니 시장상인들이 3주 동안 장기 휴가를 떠나는 것. 1년 내내 휴일도 없이 일한 상인들에게 꿀맛 같은 휴가지만 상인들의 얼굴에는 '기대'보다 '근심'이 가득했다.